고정 환율 제도의 한계, 환율의 미래 [도서 리뷰]
저자소개(홍춘욱)
연세대학교 사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2011년 명지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12월 한국금융연구원에 입사한 후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굿모닝증권 기업분석부에서 경제 분석 및 정량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정량 분석 및 경제 분석 부분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저자는 경제를 분석하는 전문가이다. 경제지표를 분석함으로써 경제를 예측하는 것이다. 경제지표들 중에서 몇가지 지표들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환율은 우리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는 지표가 된다. 환율이 어떻게 형성되고 영향을 미치는지가 궁금했다. 구체적으로는 환율이 오르면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다. 사회과학에서 절대적인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환율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의 방향성을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환율을 중심으로 확장해서 세계경제와 우리나라 경제의 연결된 부분을 알아보고 싶다.
이 책이 다루는 주요 논점 : 고정환율제도(페그제)
저자는 환율이라는 것이 국가의 경제에 어떻게 미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고정환율이라고 볼 수 있다. 고정환율이라는 통화정책은 정말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고정환율의 가장 큰 장점은 국가단위에서 통제가 가능하고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환율의 변동성이 적어 안정적으로 경제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규모로 확대해서 보면 이것은 완벽하지 않다는 점이다. 고정환율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고정환율을 유지하려면 환율을 방어해야 된다. 환율을 방어하려면 비용이 발생하는데 핫머니(해외 단기성 투자자금)의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정환율은 어느 정도까지 경제성장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경제규모가 커져서 시장을 거스르는 방향으로 가게 되면 경제성장에 역방향으로 작용하게 된다. 고정환율을 적용하는 중국이나 사실상 고정환율제도인 유럽도 그 부작용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중국의 대규모 자금유출의 원인은 고정환율의 한계점이다
매월 500억 달러 내외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중국이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은, 중국에 투자되었던 단기성 투자자금(hot money)이 일제히 이탈하고 있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대규모 자금 유출은 금리인하에 따른 효과를 상쇄시키는 것은 물론 중국 경제 전반에 통화공급의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싱가포르의 정책금리가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에서 이미 지적한 바 있다. 중국은 지금껏 강력한 외환 통제를 통해서 이런 단기성 투자 자금의 유출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드디어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정부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또 중국 정부도 후강통 등 금융시장을 점점 개방한 것이 단기성 투자 자금의 유출 규모를 확대시켰다고 볼 수 있다.
환율의 미래/ 홍춘욱 p.36
고정환율제도는 경제가 잘나 때나 통제가 가능할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도움이 되는 정책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수출을 많이 하는 중국의 경우에 환율을 통제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재화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수출이 줄어들고 경제적으로 위축이 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최근에 발생한 코로나로 인해 수출량이 많이 줄었다. 고정환율을 방어하기 위해서 필요한 금융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중국은 경제가 성장하게 됨으로써 차차 금융시장을 개방할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개방한 곳이 바로 가장 취약한 약점이 되는 곳이다. 자금이 쉽게 들어왔다가 금방 빠져나갈수 있는 곳이 되는 곳이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더욱 취약점도 함께 커지는 것이다.
중국의 위안하 평가절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기축통화의 꿈에서 멀어지다)
결국 중국 정부가 고려할 수 있는 마지막 정책 대안은 위안화 평가절하가 될 수밖에 없다. 먼저 수입물가가 상승하면서 경제 전반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 게다가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될 수 있으니, 기업의 재무 구조 악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좋은 정책을 그간 왜 안 했을까? 그것은 바로 '기축통화에 대한 꿈'과 연관되어 있다. 중국은 끊임없이 결제통화 및 준비 통화로써의 지위 상승을 노려왔으며, 이 위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율이 안정적으로 변동하고 또 지속적으로 절상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결제통화 및 준비통화로써 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환율의 미래/ 홍춘욱 p.38
위안화를 평가절하한다는 것은 중국의 화폐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해 준다. 경기침체를 완화하고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주는 것이다. 중국이 금리인하를 통한 대규모 자본유출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은 바로 위안화 평가절하로 해소가 가능하다. 미국에서 환율조작국을 지정하고 제재를 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 위안화 평가절하까지 못하게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는 점이다. 중국입장에서 보면 금리인하를 마음대로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선택한 것이다.
유럽통화동맹(유로화)의 이점
이런 까닭에 유럽 중앙은행이 설치될 수밖에 없다. 유럽중앙은행은 최강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독일의 도시 프랑크푸르트에 거점을 마련했다. 이제 통화정책에 있어서 독일은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왜냐하면 독일의 높은 신용도와 낮은 물가 상승률로 인해, 독일의 정책 금리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유럽통화 동맹에 가입한 국가는 모두 독일과 같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훨씬 적은 이자를 지급해도 되는 '이권'을 누리게 된 셈이다.
환율의 미래/ 홍춘욱 p.54
유럽통화동맹의 시작은 전쟁을 하지 않기 위해 유럽을 하나의 통화권으로 묶는 것이 목적이었다. 1차 세계대전과 2천 세계대전으로 유럽과 전 세계는 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을 가져왔다. 유럽에서 동일한 통화를 사용한다면 전쟁을 일으키기 힘든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것이다. 또 다른 중요한 목적은 바로 경제적인 이점이다.
유럽통화동맹은 하나의 통화(유로)를 통해서 약소국과 강대국 모두 이득이 있다. 약소국에는 독일의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낮은 이율의 금리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강대국에게는 동일 통화로 인한 시장의 확대이다. 수출하는 입장에서 물건 구입을 환전할 필요조차 없다는 것은 대단히 큰 이점일수 밖에 없다. 이처럼 윈윈 전략으로 유럽통화연맹은 만들어진 것이다.
유로화도 고정환율제도로 볼 수 있다
결국 일종의 고정환율제도인 유로화 시스템의 출범 그 자체가 재정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며, 다음으로는 각국의 재정 정책에 대한 통제의 끈이 느슨했던 것 등이 원인으로 거론될 수 있다.
환율의 미래/ 홍춘욱 p.64
유로화는 결국 큰 틀에서는 독일을 기준으로 묶여 있는 일종의 고정환율제도이다. 하나로 통합된 유로화 시스템에서는 나라마다 경제정책을 각각 다르게 펼쳐서 문제를 해결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아야 하는데 저금리인 독일에 묶여 있어서 개별국가의 기준금리를 올릴 수 없다는 점이 발생한다. 인플레이션이라는 상황에서 금리인상라는 특약처방을 쓸 수 없으니 악순환이 계속 될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영국의 브렉시트도 단순히 부정적인 측면에서만 볼 게 아니라 영국의 출구전략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의 늪에서 영국만이 탈출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있다.